이어폰을 듣다 보면 소리가 한 쪽에서만 나온다거나 지지직거리는 경우가 있다. 이어폰 꽂고 잠들었다 일어나 보니 목에 칭칭 감겨있는 날 꼭 이렇게 된다. 보통 이어폰 단자의 바로 뒷부분 전선이 끊기(려고 해)서 일어나는 문제다. 커넥터의 문제인지는 간단하게 이 부분을 이리저리 꺾고 꼬았을 때 소리가 나왔다 안 나왔다 하는지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문제일 때는 그냥 뜯은 다음에 전선만 다시 잘 연결해 주면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수리에는 납땜이 필요하다.
고가의 이어폰은 아래의 방법으로 수리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그냥 곱게 서비스센터에 가자.
먼저 문제의 커넥터를 과감히 잘라낸다. 커넥터를 감싸고 있는 플라스틱이나 실리콘을 전부 제거하고 전선을 노출시킨다. 붙어있는 전선들 중에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전선도 포함되어 있으니 다 필요없다. 인두로 제거해 준다.
다음은 잘라낸 전선 쪽 순서다. 안쪽의 전선이 잘리지 않게 유의하면서 니퍼를 이용해 전선 끝에서 1 ~ 2cm 위쪽 지점부터 고무 피복만 벗겨준다. 안쪽의 전선은 보통 4가닥이지만, 마이크나 기타 기능을 위해 5 ~ 6가닥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중 4가닥만 제대로 연결하면 일단 소리는 무조건 나온다. 커넥터에 붙어 있던 전선들의 순서를 잘 기억하자.
드러난 전선의 빨강, 파랑 외피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또 다른 피복이다. 인두로 끝부분 피복을 녹이고 납을 먹여 주어야 한다.
이렇게 모든 전선의 끝에 다 납을 먹여 준다. 이제 준비가 끝났으니 본격적인 수술을 시작할 차례다. 아까 분리한 커넥터와 다시 연결한다.
커넥터에서 전선의 연결부는 총 4곳이다. 한국에 유통되는 이어폰은 전부 미국식 이어폰이기 때문에, 사진에 표시한 것처럼 끝 쪽에서부터 좌우 음성, 그라운드, 마이크 순서로 핀 배열이 이루어져 있다. 각각 맞는 핀에 전선을 연결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금색, 동색 등 피복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전선이 그라운드이고, 빨강과 초록 전선이 좌우 음성 전선이다. 좌우 음성은 바뀌어도 크게 문제가 없으나, 신경쓰지 않고 연결하면 50% 확률로 왼쪽 이어폰에서 오른쪽 소리가 나올 수 있다. 자신의 운을 믿지 못하겠다면 봉합 전에 미리 테스트해보도록 하자.
마지막 전선은 마이크 핀에 연결하면 된다. 마이크 선은 제조사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파란색, 흰색, 검은색 중 하나일 확률이 높다. 전선이 5가닥이나 6가닥이라면, 남는 전선은 뭐하는 친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라운드에 연결하면 잘 작동한다. 각 핀이 서로 합선되지 않도록 납땜 실력을 십분 발휘해서 연결해 주자. 인두로 오래 지지면 플라스틱이 녹는다.
이제 봉합할 차례다. 수축튜브를 이용해 연결부를 포장해주면 된다.
하지만 봉합할 때 전선이 저렇게 늘어져 있으면 다시 끊기기 쉽다. 전선을 연결부에 돌돌 말아주고, 순간접착제 등을 이용해 잘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수축튜브를 이용해 덮는다. 수축튜브가 줄어들면 안의 전선들이 우둘투둘하고 흉해 보일 수 있으니, 수축튜브를 끼우기 전에 플라스틱 통이나 글루건 등으로 성형해주는게 보기에 좋다.
다 끝났으면 새 삶을 얻은 이어폰의 소리를 감상하자.